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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근친강간 피해여성의 편지

아 버 지

아버지, 마음을 열고 이 편지를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지금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쓰는 것이지 아버지를 괴롭히거나 공격하려고 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버지가 성폭행한 7년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나는 지금 너무너무 힘들게 이 편지를 쓰고 있고 내 몸은 공포와 분노로 떨리고 있습니다.


나는 여섯 살 때 느꼈던 공포를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오! 하나님… 나는 당신이 처음으로 강간하던 때를 기억합니다. 당신은 나를 출장여행에 데려갔습니다. 나는 좋아라 따라 갔었지요. 아버지와 내가 함께 호텔에 묵게 되었고 레스토랑에 나가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날 밤, 내 어린 시절은 (무참히) 짓밟혀 버렸습니다. 나는 당신이 내 옷을 벗기며 당신이 하려고 하는 것은 멋진 일이고 (나같은)어린 여자 애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어떻게 나를 안심시키려 했는지를 기억합니다.

그리고는 눈물이 날 만큼 아픈 통증을 느꼈습니다. 나는 당신이 나의 비명 소리를 막으려고 입을 막고 내내 다음 번에는 그렇게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을 기억합니다. 나는 기도를 했지요. 하나님, 제발 아버지가 내게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못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그러나 하나님은 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고 나는 7년 동안 매일같이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했습니다. 나는 당신이 일을 끝냈을 때를 기억합니다. 나는 계속 울고 있었지요. 그리고 지금까지(오늘까지) 내가 그날 밤 받은 고통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내게 엄마를 사랑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언니와 오빠, 동생도 사랑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때 당신은 만약 아버지가 내게 한 짓을 어느 누구에게라도 말한다면 엄마와 모든 식구들을 벽에 기대어놓고 하나씩 총으로 쏘아 죽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모두 비밀을 지키지 않은 내 탓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저는 그 비밀을 지켰고 여러 방식으로 내가 커가면서 말하지 말 것을 다짐시키곤 했습니다. 기억해보십시오.

그 후 2년 동안 나는 혼란된 감정 속에서 당신하고만 홀로 있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그 일이 언제 다시 일어날지 전전긍긍해 하던 것이 기억날 뿐입니다. 그 때가 여덟 살이었습니다. 나는 백살이나 먹은 것처럼 여겨졌고 죽고만 싶었습니다. 나는 내 마음속에 느꼈던 것보다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어느 날 밤 당신은 오럴 섹스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신이 내 머리를 밑으로 눌러 얼마나 구역질나게 하고 숨막히게 했는지 (마치 당신은 영원히 나를 그렇게 하고 있으려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는 얼마나 토하고 싶어했는지를 기억합니다. 더 괴로웠던 것은 무엇을 먹을 때마다 그 생각이 떠올라 숨이 막히고 구역질이 나서 먹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내가 느꼈던 그 무지막지한 힘이 생각이나서 그 후 여러해 동안 누군가가 내 목덜미를 건드리는 것조차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당신은 내게 술을 먹였습니다. 나는 울었고 술로 기분이 나빴으며 무엇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공포에 떨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내 두려움은 당신이 항문 섹스를 강요했을 때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나는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당신은 나를 때리면서 입다물라고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내 몸이 찢겨져나가는 것만 같았고, 내가 여섯 살 때 고통을 느끼면서 고통이 끝나기를 기도했던 것처럼 하나님께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나는 그러한 일들을 끝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수백 가지 중에서 단지 세 가지만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이제 내가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당신이 의붓딸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아직도 어린아이를 괴롭힌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동안 감추어져 있던 나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나는 애니 (역자주 : 의붓딸) 가 한때는 당신을 믿었고 어느 누구보다 당신을 많이 좋아했다는 점을 당신이 깨닫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이 신뢰하고 사랑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된다면 애니는 다시 당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애니의 고통스런 비명 소리의 기어 속에서 살게 되리라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제발 내가 울며 잠들었던 밤과 악몽 같은 기억들, 그리고 가출하거나 죽고만 싶었던 세월을 애니는 겪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무엇보다도, 제발 애니가 믿을 수 있는 아버지로 돌아가십시오.

[이 편지는 근친상간 피해자가 쓴 것으로, 미국 노스 다코주에 있는 한 강간위기센터에 접수된 편지를 1990년 6월 개최된 전미국여성학회 연차대회에 참가한 상담원이 제공한 것이다. 필자는 현재 성폭행 피해자들을 위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데, 유용한 자료로 쓰여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공개한 것이다. ]

[김보은·김진관 사건 공동대책위 자료집 "이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