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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대통령

 

드디어 자신의 직장에서 명퇴행력이 시작되었다는 한 친구의 하소연이 새삼스럽다.

그 친구의 직장이어야말로 절대 명퇴는 없을 것 같았던 고소득 전문직이 아니었던가. 이제 어떤 직장도, 어느 누구도 명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매서운 IMF 한파를 최전선에서 실감하는 계층은 누가 뭐라해도 여성들이다. 가정주부는 결혼반지까지 빼내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직장 여성들은 명퇴 대열의 영순위가 되었다. 이러한 한파속에서 한 가닥 희망을 준다. 그는 오랜 세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인 지역 차별의 구도를 깨뜨린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우리 사회의 골깊은 여성 차별의 恨을 깨뜨려 줄 거라고 기대한다. 실제로 김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선거 기간동안에 넘녀간의 평등한 사회 참여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쳤다. 그는 21세기를 "여성의 세기"로 규정하고 여성의 잠재력을 계발할 10개 분야의 63개의 공약을 내세웠었다. 특히 그 공약 중에서도 정치경제 분야에서의 여성할당제 실시, 산전산후 휴가 및 수당지급 등의 모성보호 비용의 사회적 분담, 아동. 농어민. 장애인 복지 제도의 체계화 등이 두드러진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정치인들 중에서 상당한 페미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거유세 기간 중에서 그가 내세운 많은 공약들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특히 그는 국무위원을 5~6명선, 국회 비례대표의원 30%, 지방의회 비례대표의원 50%라는 여성 할당제를 약속하였다. 이런 할당제에 대한 공약은 우리 나라의 여성 정치 참여율 현황에 비하면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98년 1월 현재 우리 나라 여성의 정치 참여는 국회기 3.0%, 기초 의회 1.6%, 광역의회 5.8%, 기초 자치 단체장 0.4%의 수준이다. 이것은 48.3%이라는 여성의 경제참여율과 교육 수준에 비하면 너무나 낮은 비율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은 대단한 희망의 빛이다.

우리는 이런 김대통령 당선자의 여성 정책을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사람의 성차별 체감은 제도화된 성차별 정책과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여성 노동에 대한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남녀공용평등법'이라는 법적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여러 부분에서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요즘처럼 정리해고 한파에서 이 법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여기 저기에서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부양의 부담에서 조금 멀리 있다는 이유로'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일순위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처럼 법적 장지의 여성 정책과 현실적인 여성 정책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새 대통령 당선자가 바로 이러한 밥. 제도와 현실간의 차이를 좁힐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새 대통령의 혁신적인 여성 정책이 21세기를 활짝 열었음 좋겠다. 많은 눈들이 공약(####) 아닌 공약(公約)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