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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전쟁

 

영화<장미전쟁>은 끔찍하다. 영화 속에서 한 부부는 미움으로 변한 사랑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룬다. 남편과 아내의 '상대 골탕먹이기'는 막상막하다. 끝내 이 부부는 상들리에에 같이 매달려 떨어져 죽게 된다. 물론 처음에 이 남녀는 서로 사랑하여 결혼하였다. 보통 사람을 합하여 일하고 저축하여 미래를 설계하였다.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이룬 이들의 사랑은 돈독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계획했었던 미래가 현실화될 때쯤 삶이란 무엇인가의 고민에 빠지게 되었고 삶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 서로를 학대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서로 자신의 젊음과 애정을 바친 재산에 대해서 애착을 갖고 차지하기 위한 끔찍스런 부부싸움에 돌입하였다. 한마디로 '상대 죽이기'를 위한 살벌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결국 이들은 함께 추락함으로써 생을 마감하였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이처럼 그렇고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형태의 부부관계를 혼히 볼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남편과 아내의 투쟁은 엇비슷하였다. 우리 현실에서 부부간의 갈등은 어떠한가© 대체로 때리는 사람은 남편이 반면 매맞기는 아내의 몫이었다.

96년에 남편의 구타를 '여성의 전화'의 상담 사례 중에서 가장 높은 사유는 바로 남편의 구타 때문이었다. 남편의 구타에 관련한 상담은 전체 상담의 24.5%를 차지하였다.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은 이 사회의 높은 아내 구타율에도 관심을 쏟아야 하겠지만 날이 갈수록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가정내 구타문제에 대해서 너무나도 무관심하다. 97년 10월에 영성계는 8만 3천여명의 서명으로 받아서 '가정폭력방지법'을 국회에 접수하였다. 이것을 보면, 가정 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가 아니라도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으며 가정 폭력 가해자에게 30~180일간의 접근의 금지, 6개월에서 1년간의 양육금지 명령, 부양료 지급명령, 1개월에서 1년의 감치.치료명령 등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는 가정내 구타문제 대한 관심이 늦었지만 미국. 영국 등과 같은 나라에서는 이미 80년대부터 가정 폭력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어서 인권 차원에서 가정 폭력을 처리하였다. 이들 나라에서는 가정 폭력이란 하나의 범죄행위인 셈이다. 한 통계를 보면 우리 나라 전체 주부의 악 40%가 매를 맞고 있으면 전체 10%는 그 구타의 강도는 매우 심각하다. 이것은 "거짓말 같은 현실"이다.

왜 남편은 아내를 때리는가© 국무총리 효부상까지 받은 주부가 왜 숨기게 되었는가© 지난해 국무총리 효부상을 받을 한국형 효부인 이씨는 밤마다 남편의 손찌검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남편에게 맞아서 숨졌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한 여성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91년부터 남편에게 맞아 숨진 여성의 숫자는 27명에 달하며 묻힌 사건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남편의 아내 구타는 또다른 비극을 낳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구타당한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었다. 가정주부 윤모씨는 79년에 남편 최모씨와 결혼한 후 18년 동안 주먹질, 발길질과 온갖 흉기로 폭행을 당하였다고 한다. 그러다 5월 21일 폭행에 시달린 윤씨는 술취한 남편을 흉기로 찔려 숨지게 하였던 것이다. "18년 동안 인간이 아니라 짐승과 살아온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라고 부르짖는 윤씨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는 사람이 있을까© 가정 폭력은 결코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분명히 이것은 우리 문화의 구조적 틀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우리 문화는 여성을 '나쁜 여성'과 '착한 여성'의 대립 구도로 고정시켜서 '착한 여성'를 바람직한 여성상으로 찬양한다. 그래서 "매는 맞지만 행복한 아내"라는 이데올로기는 매맞는 여성들을 매몰시켜 버린다. 따라서 '구타 근절'의 해법은 바로 이같은 왜곡된 성이데올로기의 바로 세우기에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당신은 지금도 일방적으로 당하고 사는가© 그렇다면 더 이상 참지 말고 장미전쟁을 선포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