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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테레사

 

이번 한가위는 무척 우울하였다. '여아유괴 사건'이 우리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온 국민은 긴 연휴 동안 대권의 향배 대신에 이 끔찍한 유괴 사건의 전모에만 관심을 쏟았다. 이 사건이 주는 더 큰 충격은 범인이 임신 8개월의 여성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언론은 지나치게 여성이 범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것 같다.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를 살펴보자 언론에서 팔리는 인물은 대체로 남성들이다. 최근 언론은 후끈거리는 정치판 열기에 스포츠 열풍까지 동반하면서 많은 영웅들은 만들어 냈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언론에서 드물게 다루어지면 이들의 이미지 역시 부정적이었다. 언론의 기능에는 '지위부여'라는 것이 있다. 언론이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긍정적으로 다루게 되면 훌륭한 인물이나 사건으로 부각된다. 반면 언론이 어떤 사람이나 사건이 부정적으로 그려내면 극악한 인물이나 사건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언론의 사회적 힘이다.

우리는 이같은 언론의 기능 이면에 깔려 있는 뉴스 가치와 뉴스처리 과정에 '보도된 새로운 정보나 사건'으로서 여러 정보나 사건 중세서 뉴스 아이템으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가치를 가져야만 한다. 주요 뉴스 가치는 바로 정보나 사건의 영향성, 시의성, 저명성, 근접성 등이다. 특히 정보나 사건의 영향성과 저명성이란 대체로 남성일수록 유명인 일수록 다루어질 가능성이 키다. 이러한 뉴스 가치는 언론의 지면이나 신문에서 남성들만을 판치게 하였다. 최근 우리 언론은 모처럼 한 여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다루었다. 바로 '테레사 수녀'다. 테레사 수녀의 죽음은 전세계의 걸인에서부터 교황까지 '애도의 바다'로 몰아넣었다. 우리의 언론은 그녀를 "우리 시대의 성녀"라고 까지 극찬하였으며, 인도를 행운의 나라로 끌어올린 인물로 묘사하였다.


교황 바오로 2세 또한 테레사 수녀는 인생의 실패자들이 신을 느끼게 만든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테레사 수녀는 죽어가는 사람들, 버려진 아이들, 고통과 외로움에 짓눌린 사람들,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을 진심으로 끌어안았던 것이다. 이참에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어쩌면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한국판 테레사 수녀가 있을지 모른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독자들은 지금 머리속에 한국판 테레사를 쉽게 떠올릴 수 있을지 모른다. 아마 어떤 발 넓은 독자는 수명 혹은 수십 명에 이르는 사회봉자가들을 생각해 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이처럼 사회봉사자에 대한 존경심에도 사대주의 근성이 불어있단 말인가. 그러나 테레사의 세계적인 명망에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무엇보다 언론의 역할에 그 커다란 원인을 두겠다. 언론이란 언제나 읽을 거리의 가치가 있는 유명인만을 쫓아다니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