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is responsive to your Click

?부모 姓 함께 쓰기 운동

 

필자가 담당한 <여성학> 강좌에서 '한국 여성의 어제와 오늘' 이라는 주제의 비디오 테이프를 감상하고 그것에 대해서 토론을 한적이 있다. 학기 때마다 이 주제의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대체로 남학생들은 으레히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서 "가슴 아프다", "존경스럽다"라는 말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곤 하였다. 매 학기마다 필자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서 서로 다른 연민의 정을 갖고 있다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특히 그들이 아버지에 대해서 연민을 느끼는 경우는 아버지의 '권위가 상실되었을 때' 였다. 반면에 그들이 어머니에 대해서 연민을 느끼는 경우는 어머니가 '가족을 위하여 자신의 삶을 희생할 때' 였다. 왜 이렇게 같은 부모인데 연민의 정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상황이 설정되는 것일까© 이것은 본질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데서 그 차이를 찾을 수 있다.

같은 부모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가부장제에 기반한 성고정관념의 결과이다. "아버지 = 권위, 어머니 = 희생' 이라는 이미 정해진 가부장적 구도가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것이다. 지난 번 제13회 한국여성대회에서는 '부모 함께 쓰기 운동'이라는 흥미로운 여성 운동이 일어났다.

이효재 정대협 대표는 "태아성감별에 의한 여아 낙태로 인간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통탄하면서 남아 선호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부모성을 함께 쓰기로 했다. 우리는 성차별적인 생명관 때문에 저질러지고 있는 여아낙태의 부끄러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호주제와 동성동본금혼을 명시한 가족법을 개정하고 여성의 정치경제적지위 향상을 위한 운동을 지속할 것이다." 라고 이 운동의 의미를 제안하였다.

이것은 기존의 아버지 성을 딴 지금의 성과 이름 사이에 어머니의 성을 삽입함으로써 4자 이름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의 취지는 우리의 부계혈통 계승 제도가 갖는 성차별을 해체하는데 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고질적으로 자행되어 왔던 여아 낙태 현상은 해결하고 남녀평등 상상을 구체화하는 하나의 실천적 운동인 셈이다. 서강대 조옥라 교수는 '부모 姓 함께 쓰기 운동'의 효과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동성동본 금혼의 허구성을 밝히며, 이들을 통한 대잇기의 강박관념을 회석시킬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이제 여성들도 대가없는 희생과 노동에서 벗어나, 반드시 그 대가를 받고 또 그것을 기반으로하여 사회속에서 자아를 발견, 확인해야만 한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운동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부모 성을 함께 쓰는 것은 실제로 자식을 낳아 기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여성의 당연한 귄리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운동은 다발적인 문화운동 차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오랜동안 뿌리박힌 남아선호 사상이라는 공룡을 무너뜨릴 하나의 거국적인 운동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