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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편

 

이제는 안방에서 대통령을 뽑는 세상이다. 그야말로 텔레크라시(TELECRACY) 시대다. 바로 TV민주정치, TV정치 시대라는 말이다. 유권자는 더 이상 유세장에 가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안방에서 TV 리모콘 하나로 후보자들을 면밀히 탐색하기만 하면 된다. 이런 시대에서는 기존의 투표행태가 상당히 변하게 된다. 유세장 대신에 안방에서, 이슈 중심에서 이미지 중심으로, 그리고 후보자의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외모나 스타일같은 외적인 요소가 중시될 것이다.

이제 97년 12월 18일에 있을 제15대 대선의 각 후보자들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지난주부터 대선 후보들의 TV토론회도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앞으로 여야 후보는 11월 중순까지 중앙과 지방에서 수십 차례 TV로 안방 깊숙이 찾아갈 것이다. 한편 최근에 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은 '유럽 가장의 주간 평균 가사노동 시간'에 관한 통계자료를 발표하였다. 세계의 여러 나라 중에서

프랑스 남편들이 가장 긴 가사노동 시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날마다 설거지, 애보기, 집안 청소로 최소한 2시간 이상을 보냄으로써 1주일 동안 평균 16시간 반 동안 가사노동을 하는 셈이다. 이어서 노르웨이의 남편들이었는데 주 14시간 반을, 미국. 영국 남편들은 14,13시간을, 네덜란드 남편을 9시간, 그리고 덴마크 남편은 6시간 반을 가사노동에 투자하였다.

우리 나라의 가장들은 도대체 몇 시간을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남성들은 전체의 69만 명으로 이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5%나 증가한 숫자이다. 가장의 긴 가사노동의 참여량은 남녀평등 현상의 수위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아닐까©

그렇다면 프랑스에서의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은 왜 긴 걸가© 프랑스 가장들의 남녀평등 의식이 유난히 높아서일까© 그러나 그렇지 않다. 프랑스 가장들이 다른 선진극의 남편들과 비교하여 유별나게 높은 남녀평등 의식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것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프랑스 사회에서의 가정문화나 사회행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많은 프랑스 여성들은 사회적 일을 수행하고 있다. 프랑스에서의 여성 취업률은 80%에 이른다. 이에 따라서 여성들이 사회적 일에 매진하는 동안 남성들이 가사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아제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결국 맞벌이 부부의 증가가 바로 남녀평등 인식을 일반화시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남성들의 적극적인 가사업무 분담정책이 우리 사회의 남녀평등 인식을 현실화할 열쇠가 될 듯 싶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가사 업무에 짓눌려 살아왔다. 맞벌이 가정에서 이러한 현상은 특히 심하였다. 맞벌이 부부의 퇴근 후 역할을 생각해 보자 여성은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부엌에서 종종걸음치지만, 남편은 소파 위에서 신문을 보거나 한가롭게 TV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채널 쇼핑을 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실제로 우리 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이것은 1985년에서 95년에 걸쳐 10년 동안 41.9%에서 48.3%에 달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여성의 낮은 경제 인구뿐만 아니라 그 활동 영역 역시 열악하다는 점이다. 즉, 여성 노동자의 31%는 서비스 및 판매직에 종사하며 고위직 관리자는 0.3%, 전문직은 2.8%에 불과할 뿐이다. 또 기혼여성은 시간제 일거리나 가내부업 등 열악한 일에 매달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임금에서도 남녀 차별은 심각하다.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의 경우 56.8%에 지나지 않는다. 가정안에서 여성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 참여율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고임금 위치에 그들을 배열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많은 여성을 사회에 진출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많은 봉급과 중요한 의사결정 자리를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한 가정안에서 여성의 위치도 향상될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남성들의 가사 담당도 역시 저변 확대될 것이다. 이것이 어쩌면 현실적으로 가보장의 골이 깊은 우리 사회에서 남녀평등 의식를 실현화시키는 빠른 방법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번 제 1차 TV토론희를 보고 우리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선 주자들은 하나같이 여성 정책이 단지 표를 모으기 위한 인기 항목으로만 방치되어야 하는가.

세 명의 대선 후보에게 할애된 시간은 총 3백분간(5시간)이렀다 그 시간 동안 다루어진 질의 응답은 모두 1백 66개 였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질문 가운데 여성 관련 문제에 관해서는 오직 세 개였다. 문제 또한 피상적이었고 그 응답 역시 추상적이었다. 먼저 이회창 후보는 "남성 정보화 지수를 1백으로 했을 때 여성의 32인데 이에 대한 대안이 무엇이냐©" 의 질문에 "여성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면 정보화 특징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답변했다.

김종필 후보는 "여성고용할당제가 검토되면서도 도입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여성들에 대하 아제까지 별로 위정자들이 신경을 쓰지 않은 결과다"라면서 "대통령을 시켜 주면 도입하겠다 "라고 말하였다. 김대중 후보는 "남녀 성비파괴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 영아 낙태를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에대해서 "집권하면 남녀를 똑같이 생각하는 사과 방식, 즉 여성도 얼마든지 가정을 계승할 수 있는 사회 풍토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세 명의 대선 주자들이 보여준 여성 의식에 관하여 여성계는 "양념 구실도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망연하게 비판하였다. 이제 앞으로 수십 차례의 TV토론회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대선 주자들의 여성 정책에 대한 안목과 집중 토론을 지켜봐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TV 토론회에서 여성 정책을 심도 있게 다루어야 한다는 정미다.

도 유권자의 반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볼 때, 좀더 현명한 대선 주자라면 여성 관련 정책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룰 것이다. 한편 여성들이여! TV 채널권을 확보하자. 그리고 대선주자들의 TV 토론희에 관한 한, 철저히 TV중독자가 되자. '가재는 게 편'이듯, 여성을 위한 정책을 과감하게 현실화할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이 여성의 지위를 향상하는 지름길이 아닐까.